지난 주일은 성도님들에게 너무 죄송했습니다. 아무리 힘이 들고 몸이 아파도 강단에서 끝까지 말씀을 전해야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과호흡으로 숨이 차면서 정신이 살짝 흔들려 이대로 계속 설교했다가는 성도님들께 더 큰 걱정을 끼쳐 드릴 것 같아서 설교를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2부 예배 때, 정단열목사님께 긴급하게 설교 부탁을 했습니다. 감사한 것은 ‘목사는 평생 3대 준비를 하면서 살라.’라고 신학교 다닐 때 배웠는데, 하나는 설교 준비요, 또 하나는 이사 갈 준비요, 또 하나는 죽을 준비인데, 정목사님께서는 설교 준비를 잘하고 계셔서, 예배시간 30분 앞두고 부탁했는데도 은혜로운 설교를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지금 저의 몸 상태는 100% 온전치 않아 조심조심하고 있습니다. 저는 몸이 약해질 때마다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며 회개합니다. 하나님이 성전 삼고 계신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회개합니다.
‘목사는 아프지도 말고, 사명을 마칠 때까지 죽지도 말아야 한다.’라는 거짓된 신화가 있는데, 저는 그런 신화에 매이기 보다 약할수록 ‘아프니까 나도 사람이다.’라고 현실을 인정하고 낮아집니다. 그러면서 "목회자란 누구인가, 목회자의 소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저는 ‘목회자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 소명을 이루는데, 자주자주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기보다 목사 자신을 생각나게 할 때가 많습니다. 예수님의 이미지보다 저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라는 면에서 실패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한없이 부족한 저를 사랑해 주시는 성도님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부족한 저를 위해 기도하시되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목회자의 소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건강한 교회는 담임목회자 한 사람에 의해 움직여지는 교회가 아닙니다. 건강한 교회는 성도님들 전체가 함께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 움직이는 교회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회는 건강한 교회인 것 같습니다. 담임목사가 연약해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 교회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안심이 됩니다. 계속해서 우리 교회는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 서로 용서하고 서로 품어주는 공동체, 연약한 사람을 붙들어 주고,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누어지는 것이 공동체, 서로를 바라볼 때마다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기를 원합니다. 저 역시 다시 힘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성도님들도 힘내십시오. 우리 서로서로 손잡아 주며, 주님께서 기대하고 소원하는 아름다운 주사랑 공동체를 만들어 가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