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새움 교육을 마치고(최수빈 집사)
부모새움 교육을 마치고
교재의 첫장, ‘나는 ㅇㅇ부모다’라는 질문에 '나는 부족한 부모다'라는 답으로 부모새움 교육 첫날을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느끼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자괴감'이 아이가 성장할수록 저의 부족함으로 다가올 때가 많았습니다. 아이가 사춘기를 지날 무렵 “엄마도 처음 엄마를 해 봐서 실수가 많아.”라고 아이에게 고백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께서 하은이를 선물로 제 곁에 처음 보내 주셨을 때 '난 청지기다' '난 내 자녀를 하나님 원하시는 모습으로, 행복한 아이로 양육하겠다'라는 제 자신과의 결심과는 달리, 입시 위주의 교육에 내몰리는 현실 앞에서 무기력할 때가 참 많았습니다.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적 세계관에 빠져 자칫 성공주의에 치우친 고민에 깊이 빠져 있는 아이를 바라볼 때면, 흠칫 자책감과 두려움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아이가 성공주의에 빠진 건 내 잘못이 아니야. 아이가 꿈이 커서 그럴 거야. 미디어를 비롯한 세상 문화 때문이야'라며 핑계를 댔습니다.
그러나 부모새움 교육을 받으며 아이가 성공주의에 빠져 힘들어했던 건 아이가 욕심이 많아서 혹은 세상 풍조 때문이 아니라, 희생적 부모관에 빠져 있던 저 자신에게 큰 원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고질적인 한국 입시문화가 싫어서 제주도로 갔지만, 어느 순간 “넌 공부만 해. 다른 건 다 엄마가 알아서 할게.”라는 말을 자주 하며 저도 모르게 아이를 성공주의에 빠지게 했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동양 최대의 법당이 있고 각종 신화와 무속신앙이 난무한 섬, 제주도에서 지낸 8년의 시간은 영적 광야를 지내는 것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평온함과 화려함 뒤에서 영적 무기력함과 육적 교만함 속에 영적으로 죽어가는 수 많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안타까움으로 그 아이들을 품고 기도해야 했던 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신앙적 외로움 속에 지쳐 있던 제게 부모새움이라는 작은 공동체는 단비와 같이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같은 고민을 가진 크리스찬 부모들과의 토론과 교재의 시간, 그리고 기독교적 세계관에 눈뜨게 하는 목사님들의 강의는 온전한 크리스찬 부모로 먼저 바로 서야 하는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모태신앙이라는 미명아래 불완전하고, 여러 가지로 너무나 부족한 부모였음에도 하나님께서는 하은이 안에 믿음의 뿌리를 심어 주셨고 하나님 안에 살려고 노력하는 청년으로 자라나도록 인도해주셨습니다. 하은이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저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하은이가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사람으로 완성되도록 기도하는 부모로, 끝까지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하은이가, 규칙적 성경 읽기, 규칙적 기도 생활, 규칙적 교회 봉사, 선교를 위한 기도와 후원, 이 네 가지 신앙습관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신앙의 본을 보이는 부모로, 제가 먼저 바로 서겠습니다. 부족한 저희 부모들이 새로워질 수 있도록 기도와 교육으로 애써 주신 목사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최수빈 집사)